히야신스 입에 물고

2008/05/05 18:25 마비노기
달린다. 앞을 가로막는 나무덤불을 단검으로 쳐내며 전력으로 달린다
"허억.. 허억..."
"쿠워!"
그 뒤를 거대한 곰 한마리가 따르고 있다.
아직 소년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자는 바람에 로브를 휘날리며 달리고 있다.
로브 속으로 얼핏 보이는 가죽갑옷과 등에 매고 있는 눈물모양 방패, 그리고 끝이 방사형으로 갈라진 메이스로 소년이 전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크읏!"
소년은 앞이 절벽으로 막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달리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등에 맨 무기를 집어들고 전투태세를 취했다.
"쿠워..."
곰도 잠깐 멈춰서 숨을 돌리고 곧이어 공격을 가했다.
"쿠워어!"
달려드는 곰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고 메이스로 곰의 옆구리를 내려친다.
하지만 곰이 몸을 틀어 스치는 정도에 불과했다.
곰의 몸에는 작지만 깊은 상처가 많이 나있었다.
"좀! 맞아라!"
내려친 메이스를 다시 휘둘러 보지만 그때마다 곰은 피해냈다.
"제길! 몸은 거대한 것이 무지 빠르네!"
소년은 그렇게 말하면서 땀을 쓸어낸다.
소년의 몸에도 상처가 많았다.
"쿠워어어어어!"
자세를 가다듬은 곰이 다시 달려든다.
이번엔 앞발을 강하게 휘두른다.
"흐읍!"
뒤로 빠져 피하지 않고 방패로 곰의 앞발을 막아낸다.
"이제 좀! 쓰러져!!"
막아낸 방패로부터 엄청난 충격이 흘러들어온다.
왼팔이 저려온다.
하지만 소년은 메이스로 곰의 머리를 가격한다.
파악!이라는 둔탁한 타격음이 들려오고, 이내 곰이 쓰러졌다.
"겨우..이겼다...."
무기들을 등에 매어놓고 꼼짝도 않는 왼팔을 부여잡고 마을로 걸어갔다.
            *                    *                    *                      *
"에엑!?"
소년은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왜그리 놀라? 당연한 거 아냐?"
"저기 있지? 사람 몸은 강철이 아니에요?"
"그래도 무슨... 곰의 공격을 어떻게 한손으로 막아?"
확실히 무리한 시도였지만 그 덕에 곰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오늘은 내 마나가 없으니까, 이거라도 감아줄게."
소년의 왼팔에 붕대를 감아주는 사람은 17살에 조금 못 미치는 소녀다.
이 마을 힐러의 집에서 견습 힐러를 하고 있다.
"너의 그 무모함은 알아주겠다니깐.. 그래서, 촌장님이 뭐라셨는데?"
"그냥, 고맙다고 하셨어."
몇 천 골드를 주면서. 그리 손해보는 부탁은 아니었다.
"흐음.. 그럼 밀린 치료비 내놔."
"윽.. 돈 없어."
"돈주머니 빵빵한거 보여."
소년의 로브의 안주머니 부분이 부풀어 있는 것이 보인다.
홀쭉한 부분이라 더 두드러져 보인다.
"니가 안낸 치료비만 2천 골드쯤 되네."
"많아!"
"하루에도 20번 넘게 들락 거리면서 치료비는 한번도 안 냈으니까."
소녀는 손계산을 해보더니 말했다.
"음.. 그러니까 10일째니까, 2000번 쯤 치료 받았네."
"엑!?"
소년은 소녀가 말한 숫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돈. 내놔."
"...강도같아."
"그리고 넌 무전취식범이고."
K.O. 소년의 완패.
"흐윽.. 내 돈.."
소녀에게 2천 골드를 건네주었다.
"음. 됐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돈을 받아든 소녀가 말했다.
"... 치료도 잘 못해주는 주제에."
"... 뭐라고?"
소년은 중얼거림을 들어버린 소녀가 발끈했다.
"오늘 같이 완치 안해줄 때도 있고!"
"... 할 말은 그것뿐이냐..."
소녀로부터 강력한 분노의 기운을 겨우 감지해낸 소년은 그제야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아니..그러니까...그게..."
"닥쳐!"
소녀는 책상에 있던 딜리스의 이상한 포션을 집어 던지며 공격했다.
"으... 으아악!"
소년은 바닥을 기어 문 근처로 도망쳤다.
"어딜 도망가!"
소녀가 던전 포션이 깾ㄴ 곳으로부터 이상한 김과 타는 듯한 냄새가 난다.
"살려줘!"
문을 열고 도망치려다가 발을 잘못 디뎌 다시 구르는 소년.
"죽어!!"
힐러의 입에서 평소에는 절대 나오지 않은 말이 흘러나온다.
소녀가 들고 있던 마지막 포션을 던지려던 순간, 사람들이 힐러집으로 누군가를 들고서 달려오고 있었다.
"응급환자다! 준비해!"
그 환자를 같이 달려오면서 진찰하던 딜리스가 소녀에게 외쳤다.
"네... 네!"
소녀는 손에 든 포션을 마저 던지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소년은 소녀가 던진 포션을 간단히 잡아내었다.
"심각한 일인가 보군.."
소년은 그렇게 말하며 그대로 벌렁 누웠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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